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500만달러를 전달한 것에 대해 “외견상 투자가 명백해 다른 용도인 것처럼 연결할 수는 없다”고 말했다. 다음은 일문일답.

-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.

“돈이 현금으로 오고간 게 아니라 박 회장의 해외계좌에서 연씨의 해외계좌로 송금됐다. 검찰 등 사정당국이 돈의 입출금 내역을 훤하게 파악할 수 있는 구조다. 그런 식으로 돈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.”

-연씨가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을 내세워 몰래 돈을 받았을 가능성은.

“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돈을 전달하려 했다면 연씨를 통로로 삼을 이유가 없다.”

-노건평씨가 돈의 실제 목적지 아닌가.

“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건평씨와 더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연씨에게 투자했을 수 있다. 그러나 건평씨는 사업계획을 몰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.”

-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연씨와 박 회장을 연결해줬는데.

“총무비서관으로 친인척 관리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연씨와 잘 아는 사이다. 정 전 비서관은 당시 신성해운 사건 때문에 경황이 없을 때여서 박 회장 측에 연씨를 만나주라고 전화 한 통 해준 기억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.”

-2007년말 박 회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, 정 전 비서관이 모인 ‘3자 회동’을 알고 있었나.

“전혀 몰랐다. 최근 알아보니 자기들끼리 지역에 사업을 하기 위해 모인 사적인 자리였다고 한다. 정 전 비서관도 개인 자격으로 간 것이다.”

-노 전 대통령의 근황은.

“사적인 거래이고 투자이기 때문에 법적 문제는 없지만 ‘참여정부의 부패’로 공격받는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신다.”

<박영흠기자 heum38@kyunghyang.com>